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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와 오메가 (사4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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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와 오메가


이사야 44:6∼8 요한 계시록 21:5∼6


인간은 시간 속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금년 마지막 주일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주일은 새해로 맞이하게 됩니다. 이렇게 묵은 해를 보내고, 곧 새해를 맞이하는 것도 우리 인간들이 시간 속에 살고 있다는 현실을 말해 주는 것입니다. '시간'이란 무엇입니까? 시간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서 우리가 사는 삶의 종류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옛날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학자들이 시간의 정체를 알려고 했는데, 대체로 두 가지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1. 첫째로 시간을 윤회적(輪廻的)으로 보는 개념입니다.


즉, 시간은 원을 그리면서 계속하여 돈다는 설입니다. 시간을 이렇게 보는 철학은 동양철학, 특히 불교의 윤회사상입니다. 이 윤회사상은 시간이나 존재를 하나의 구(球)로 보고, 만물은 변함없이 거대한 원을 그리듯이 계속 같은 길을 반복해서 돈다고 봅니다. 이러한 동양의 윤회사상과 비슷하게 시간을 보는 서양 사람들도 있는데, 그들이 바로 희랍 사람들입니다. 희랍인들은 우주 안에 있는 천체들이 일정한 길을 따라 반복해서 돌듯이 시간도 결국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희랍 철학자인 플라톤은 "시간은 영원을 모방하기 위하여 원을 그리면서 움직인다."고 보았습니다. 희랍인들이 시간을 돌고 도는 순환적으로 본 이유는 바로 시간을 영원과 연결하여 보려는 노력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만일 시간을 순환적인 것으로 본다면 시간에서는 시작과 중간이나 끝이 없고, 모든 점이 시작이요 중간이요 끝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새 것도 없고 새로운 것을 추구할 의욕도 없으며, 존재하는 것을 그대로 순용하면 된다는 소극적인 역사의식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리고 윤회적 시간관에는 묵은 해라든가 새해라든가 하는 것이 별로 의미가 없게 됩니다. 그래서 반성도, 또 새로운 진보나 결단도 필요 없게 되는 것입니다.


2. 시간을 직선적으로 보는 개념이 있습니다.


시간이 저 먼 과거에서 먼 미래를 향해 창조적으로 전진한다는 학설입니다. 이러한 직선적인 시간 개념은 원을 그리면서 도는 것이 아니라 직선으로 향해 간다는 것입니다. 직선적인 시간의 개념이 윤회적 시간의 개념보다는 발전적이고 진취적이며 창조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문제가 있는데, 그것은 지나온 시간은 붕괴되고 소멸되어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이 개념에는 시간 속에 산다는 것이 끊임없이 생을 소멸시키며 살아간다는 의미가 짙게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3. 두 가지 시간의 개념이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첫째, 시간 속에 사는 존재는 불안하고 불완전하다는 것입니다.


윤회적인 시간관이나 직선적인 시간관은 굴레에 매여 있고, 또 붕괴되고 소멸되는 시간 속에 인간들이 살기 때문에 불안한 것입니다.


둘째, 윤회적인 시간관이나 직선적인 시간관에는 둘 다 강력한 멸망이 있으며, 영원과 연결하려는 소망이 있는데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4. 이상의 두 가지 문제를 다 극복하고 우리에게 희망적이고 용기를 주는 시간관이 있습니다. 그것은 곧 '하나님의 시간관'입니다.


하나님의 시간관은 오늘 성경말씀에서 말씀하시는 대로 '알파와 오메가'입니다. 즉, 처음과 나중입니다. 이 말씀은 하나님은 시간의 처음 주인이시며, 동시에 마지막의 주인이시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시간관에는 처음도 마지막도 현재처럼 다 같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윤회의 시간관처럼 시작도 끝도 없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시작도 있고 끝도 있으면서 그러나 직선적인 시간처럼 지나온 과거는 소멸되는 것이 아닌 그대로 현재처럼 존재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시간이 처음과 끝이 있다고 해서 처음 이전과 끝 이후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처음 이전이나 마지막 이후에는 영원과 이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오늘 성경말씀대로 앞 부분 21:1∼4에 보면 새 하늘과 새 땅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거기에는 눈물도, 사망과 곡하는 것도, 애통하는 것도 다 없는데 이것은 이전 것이 지나간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이전 것이 지나갔다는 것은 과거가 소멸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불안한 삶이 끝나고 이제는 그런 불균형이 없는 삶으로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불안한 시간의 개념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하나님의 시간 위를 걷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평안한 상태인 영원으로 연결된다는 것입니다.


5. 주님께서 알파와 오메가, 즉 처음과 나중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시간 속에 존재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시간의 주인이신 하나님과 함께 살 수 있게 되고, 항상 안심하고 걱정, 근심을 초월해서 세상을 살 수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항상 하나님의 시간 속에서 하나님과 함께 살고 있다는 믿음을 갖고 살게 되면 승리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오로지 하나님의 시간 속에서 그 시간을 떠나지 않고 살게 되면 우리는 영원으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영원에서 영원으로 옮겨가는 우리의 삶에 하나님의 복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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